본문 바로가기
건강과 스트레스

이상행동과 적응

by 초코왕땅콩별 2022. 10. 21.
728x90

1. 삶의 문제와 이상행동

 우리는 누구나 삶 속에서 여러 종류의 역경을 경험하게 됩니다. 평생 별 어려움 없이 평탄한 삶을 누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삶의 과정 속에서 크고 작은 여러 고난과 갈등을 경험하게 됩니다. 성장 과정에서의 상처와 좌절, 가족관계의 불화와 갈등, 학업 및 직업 활동 중의 실패와 좌절, 대인관계에서의 대립과 갈등은 자칫 우리의 삶을 일그러뜨리고 뒤틀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고통과 불행 속에서 일그러진 삶의 모습이 이상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상행동이 누적되어 일련의 부적응적 행동 패턴으로 나타나게 되면 정신장애로 발전하게 됩니다. 인간이 삶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는 매우 다양합니다.

 

 누구나 삶의 여정에서 고통스럽고 불행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는 고통스럽고 불행한 과거 경험의 결과인 동시에 삶을 더욱 고통스럽고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 배우자, 주변 사람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 여러 고통과 불행을 초래하게 됩니다.

 

 가족 중의 한 사람이 정신장애를 나타내면 가족은 정서적 충격과 더불의 환자의 보살핌과 치료를 위한 여러 부담을 안게 됩니다. 정신장애를 나타낸 가족에 대해서 슬픔과 안타까움을 느끼거나 죄의식과 책임을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정신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두려워하며 장기화될 경우, 환자를 치료하고 돌봐야 하는 경제적 부담과 심리적 책임감으로 인해 고통이 가중되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 사회에는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로 인해 여러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가정폭력, 이혼, 비행, 각종 폭력과 범죄, 도박 및 다중 채무와 같은 사회 문제들의 대다수가 심리적 장애에 기인합니다. 이 외에도 정신장애로 인한 생산 인력의 실직이나 정신장애자의 치료와 보호를 위해 지출되는 막대한 의료비 등은 국가적인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2. 이상행동의 판별 기준

 일반적으로 이상행동은 객관적인 관찰과 측정이 가능한 개인의 부적응적인 심리적 특성을 의미하며, 정신장애는 특정한 이상행동의 집합체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이상행동에는 인간의 다양한 심리적 측면, 즉 인지, 정서, 동기, 행동의 측면에서 개인의 부적응을 초래하는 특성이 포함됩니다.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정의하는 기준은 학자마자 다양하게 주장되고 있습니다. 현재 모든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포괄할 수 있는 단일한 정의나 기준은 없습니다. 그러나 임상심리학에서 보편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이상행동의 판별 기준은 크게 적응적 기능의 저하 및 손상, 통계적 규준의 일탈, 주관적 고통과 불편감, 문화적 규범의 일탈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적응적 기능의 저하 및 손상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의 정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적응(adaptation)입니다. 인간의 삶은 개인이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며 적응하는 과정입니다. 이런 적응의 관점에서 볼 때, 이상행동은 개인의 적응을 저해하는 심리적 기능의 손상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즉, 개인의 인지적 · 정서적 · 행동적 · 신체생리적 기능이 저하되거나 손상되어 원활한 적응에 지장을 줄 때, 부적응적인 이상행동으로 간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주의 집중력과 기억력의 저하, 과도한 불안과 우울, 무책임하거나 폭력적인 행동, 식욕과 성욕의 감퇴 등은 일상적 생활뿐 아니라 사회적 · 직업적 부적응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상행동으로 간주됩니다. 이러한 이상행동은 직업적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되고, 대인관계의 갈등을 유발함으로써 개인의 적응을 저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상행동을 적응적 기능의 손상으로 판단하려는 관점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 적응과 부적응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어느 정도의 부적응 상태를 초래하는 심리적 기능의 저하를 이상행동으로 보아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둘째, 적응과 부적응을 누가 무엇에 근거하여 평가하느냐는 것입니다. 개인의 적응 여부는 평가자의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고, 평가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개인의 부적응이 어떠한 심리적 기능의 손상에 의해 초래되었는지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2) 통계적 평균으로부터의 일탈

 인간의 어떤 특성을 측정하여 그 빈도 분포를 그래프로 그리게 되면 종을 거꾸로 엎어 놓은 모양의 정상 분포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평균값에 해당되는 사람의 수가 많지만, 평균에서 멀어질수록 그 수는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내게 됩니다.

 

 이러한 통계적 속성에 따라서 평균에서 멀리 일탈된 특성을 나타낼 경우 '비정상적'이라고 보는 것이 통계적 기준입니다. 이런 기준에서는 평균과 표준편차라는 통계적 규준(statistical norm)에 의해 정상성과 이상성을 평가합니다. 대표적인 경우 지능검사의 결과에 의해 판정하는 지적 장애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통계적 기준은 이상행동을 판별하는 데 세 가지 한계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 평균에서 일탈된 행동 중에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일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둘째, 통계적인 기준을 적용하려면 인간의 심리적 특성을 측정하여 그 평균과 표준편차를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모든 행동을 측정하여 이런 통계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셋째, 흔히 평균에서 2배의 표준편차만큼 일탈된 경우를 이상행동과 정상행동의 경계선으로 보지만, 이런 통계적 기준은 전문가들이 세운 편의적 경계일 뿐 이론적이거나 경험적인 타당한 근거에 기초한 것이 아닙니다.

 

3) 주관적 불편감과 개인적 고통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를 판단하는 또 다른 중요한 기준은 주관적 불편감과 개인적 고통입니다. 즉, 개인으로 하여금 현저한 고통과 불편을 느끼게 하는 행동을 이상행동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개인의 부적응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개인이 심히 고통스럽게 느끼는 심리적 상태나 특성은 이상행동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주관적 고통의 기준 역시 이상행동을 정의하는 데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 심리적인 고통을 경험한다고 해서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개인이 처한 상황에 비해서 현저하게 심한 주관적 고통을 경험할 때 비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으나, 그 고통의 적절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둘째, 어느 정도 심한 주관적 고통과 불편감을 초래할 경우, 비정상적이라고 판단하느냐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주관적인 기통이 중요한 기준이지만, 사람마다 고통을 느끼고, 참고, 표현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적용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셋째, 이 기준의 가장 치명적인 한계는 매우 부적응적인 행동을 나타내면서도 전혀 주관적인 고통과 불편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있는 것 입니다. 예를 들면, 조증 증세를 나타내는 사람의 경우, 부적응적 행동을 나타내지만 자신은 주관적으로 매우 즐거운 기분을 느낍니다.

 

4) 문화적 규범으로부터의 일탈

 어느 사회나 그 사회에 속한 사람들이 따라야 하는 문화적 규범(cultural norm)이 있습니다. 부모-자녀 관계, 친구 관계, 이성 관계, 학업 및 직장생활 등 다양한 사회적 활동에서 자신의 역할에 따라 취해야 할 행동 규범이 존재합니다. 인간은 자신이 속한 사회에 원만하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화적 규범을 잘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런 문화적 규범에 어긋나거나 일탈된 행동을 나타낼 경우 이상행동으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적 기준 역시 문제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 문화적 상대성의 문제입니다. 문화적 규범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문화에 따라 다릅니다. 한 시대 또는 한 문화에서 정상적 행동이 다른 시대와 다른 문화에서는 이상행동으로 여길 수 있습니다.

둘째, 문화적 규범 자체가 바람직하지 못할 경우에도 이를 적용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문화적 규범 중에는 기득권자 또는 사회적 강자의 이익을 유지, 강화하기 위한 것이 있습니다. 따라서 흔히 창조적이고 개혁적인 선구자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잘못된 규범을 비판하고 이에 저항하는 행동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문화적 규범이 개인행동의 정상성과 이상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적용될 수 있느냐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728x90

'건강과 스트레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격의 정의와 성격의 결정 요인  (0) 2022.10.29
강박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0) 2022.10.23
우울장애란?  (0) 2022.10.19
조현병(정신분열증)이란?  (0) 2022.10.15
불안장애의 종류 ②  (1) 2022.10.15

댓글